승강기가 내려오면 녀석은 저기 저만큼 이 앞에 설 것이다
그러면 나는 염라대왕 오른쪽에 앉고 너는 왼쪽에 앉게 된다
녀석은 처음 가는 이 길을 두려움도 없이
성큼성큼 내딛어온 것이다
나는 녀석을 위해서 촘촘한 바늘방석을 주장하겠다
아마도 악다구니처럼 살아왔으므로
솜사탕 같은 바람을 등에 지고 가부좌로 앉아서
쉼 없이 살아온 것을 보상받아야 한다
살갗이 찢기고 핏줄이 터질수록 쾌락은 산들 녀석의 무릎을 희롱하고
오늘도 하루가 질기게 길었지만 그래도 자연은 아름다웠다고
노래하는 혀끝에 인두처럼 달군 재갈이 얹히겠는데
마음은 어쩔 수 없이 녀석의 기억들을 뛰어놀고 말리라
그러면 너는 파마 같이 부푼 손을 녀석의 머리에 올리고
고귀한 자로서 선언하지 않을텐가
뒷돈을 받아먹는 하급 공무원처럼 살지 않았으니까
가로수처럼 늘어선 선녀들에 둘러싸여 한 모금만 마셔도 세상의 모든 이치를 꾄다는 약주를 마시면서
한 입 베어 물면 영생을 주는 복숭아를 녀석이 맛보게 해야 한다고 하지 않겠는가
살아온 가운데 노력이 모자라지 않았고
정직과 성실을 온몸 곳곳에 핏물로 새겨나간 제왕의 후예이므로
표창장 종이 한 장을 모가지에 걸고
귀가 맑은 새소리에 실어서 천년을 하루처럼 되돌리려 않겠는가
바로 그때에 이르러선 너와 나는 염라대왕의 면전에서 얼굴을 맞대고 소리 높여
지난날보다 당면한 사안을 논쟁해야 할 것이다
녀석에 대하여 왜 우리는 달라야 하는가를
땅속 끝에 귀를 박은 나무에 대고
이곳에 터 잡은 나는 너와 더불어 말하는 것이다
돌아오지 못할 길을 성큼 걸어왔던 녀석에 대하여
너는 속 깊은 용기를 칭찬할지 모르겠고
찬물을 머금었더라도 더운 입김으로 울었던 순간들 가운데
축복해도 좋을 성공을 찾으려 들 것이다
찬찬히 뜯어보아도 녀석은
철든 아들이었으며 너그러운 아버지였고 꾸밈없는 불꽃이었으니까
잠자코 있는 나는
언제고 여유 있는 표정으로 너와 녀석을 번갈아 바라보며 너의 소리에 흥얼거리기도 있겠다
오직 진실은 아는 건 녀석만이 아니리라
끈적한 저녁 햇살을 결코 놓지 못했던 미련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밥 한 끼를 물리지 못했고 타오르는 욕정에 대해 성실했던
바닥까지 떨어진 자존심을 정직하게 주워 올렸던 한 가지 삶에서
넌 대책 없는 참회를 끌어내는 것이라서
나는 팔짱을 끼고 너와 녀석을 번갈아보며 장난기 가득한 맞장구를 칠 수도 있겠다
그게 다 실없는 농담 같아서
in bangla..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