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너의 이름
내 감탄사 되었다
횡단보도의 짧은 정적의 곡절에도 너의 이름을 묻고
알싸하게 떨어지는 겨울비의 방울방울은 너의 이름에서
상쾌한 울음을 뿌리더구나
지나치는 사람들의 입 냄새마다
찐하게 속삭이는 너의 목소리며
춥게도 옷을 휘감은 노점의 포장마차는
‘김떡순’도 아닌 너의 이름으로 휘장을 감아치고
빗살같이 흐드러진 버스의 차창에서는
성깔 고약한 붓놀림으로 너의 얼굴이, 너의 얼굴이
빛깔이 고운 단풍을 그리워하다가
산으로 달려들던 자동차에서 외마디 비명이 뱉어지면
시간은 단칼에 몰아부쳐 낙엽을 떨구고
향긋한 가을의 신음 소리는
결국
너의 이름, 몇 자를 남길 뿐이었음을
더 이상 가진 것 없는 가을 거리에
겨울은 도적떼처럼 성난 노략질이며 무심한 칼바람을 일삼음으로써,
슬며시 입 안을 맴돌던 입김의 씨앗은
동글동글 새알의 모양새 되고
한 숨, 한 숨, 생명이 영글어
너의 이름, 한 단어로 새어나왔으니
사납게 닦달하는 싸늘한 기세에 눌린
배신의 기운은 아니었던가
허투루도 부르지 못할 주문인 것처럼
꼭꼭 감추어 둔 너의 이름이
이렇게 나의 가을을 밀고하고 말았구나.
one of first works.. oct.~nov.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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