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新派)의 소재(所在)

우리가 슬플 일은 없습니다
옛날을 추억한답시고,
고향이 그립다고 해서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 싶고,
형제, 자매,
가난했던 그 시절이 그래도 좋았다면서
그렇게 슬퍼할 일은 없습니다

우리처럼 고생한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그때 우리 얼마나 어려웠는데,
밥 한 끼 제 때 못 먹고, 버스비도 없이 걸어가야 했으니까
지금도 우리 그땔 생각하면
소리 없이 눈물이 괴고
우리 이렇게 힘들게 버티고 버텨왔다고
얼굴 비비고 어깨 두드리며
서로를 위로할 까닭도 전혀 없습니다.

어머니! 당신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
이젠 마침표를 찍을 때가 온 겁니다, 이젠.
우리가 언제 당신의 아들이었던가요?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일
누군들 서럽지 않아서
눈물을 떨구지 못하는 것이겠습니까
정작 눈물이 말라 비틀어져선
스아악 그어진 성냥불에 훅하고 산화될 말라비틀어진 장작개비 같은 날들
산 같이 산 같이 거대한
슬픔은 오늘도 그러합니다, 건조한 사막에 덩그러니 벗어진 뱀가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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